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 사람은 뇌의 10%만 쓴다고?– 뇌과학이 말하는 진짜 이야기

by 쑹식이 2025. 4. 15.

“10% 뇌 사용설”의 기원은 어디서 시작됐나?


“사람은 뇌의 10%만 쓴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누군가는 이 말을 근거로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또 어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뇌의 100%를 사용하면서 초능력을 얻는 설정까지 등장하죠. 대표적으로 영화 루시(Lucy)나 리미트리스(Limitless) 같은 작품들이 이런 설정을 활용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말은 어디서 시작됐을까요?

오늘은 정말 사람은 뇌의 10%만 사용하는가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 사람은 뇌의 10%만 쓴다고?– 뇌과학이 말하는 진짜 이야기
🧠 사람은 뇌의 10%만 쓴다고?– 뇌과학이 말하는 진짜 이야기


사실 이 주장의 기원은 꽤 모호합니다. 가장 흔히 거론되는 출처는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했다는 말이지만, 아인슈타인이 그런 말을 했다는 정확한 기록은 없습니다.
또한 20세기 초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적 잠재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와전되었다는 설도 있어요.

이 외에도 1900년대 초반 신경과학이 지금보다 훨씬 덜 발전했을 당시, MRI나 뇌파 측정 기술이 없던 시절에는 기능이 분명하지 않은 뇌 영역이 많았기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이 “이 부분은 쓰지 않는 곳”이라고 오해했던 기록도 있습니다.

이처럼 “10%만 사용한다”는 말은 과학적인 사실보다는 추정, 오해, 그리고 대중 매체의 극적인 해석이 더해져 만들어진 신화에 가깝습니다.

 

뇌는 항상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 신경과학의 반박


현대의 뇌과학은 이러한 주장을 단호히 부정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은 뇌의 거의 모든 영역을, 다양한 방식으로, 거의 항상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MRI(자기공명영상),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PET(양전자 단층촬영) 같은 첨단 기술을 통해 뇌가 어떤 자극이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시각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 기술들을 통해 밝혀진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뇌는 쉬고 있을 때조차도 상당히 활동적입니다. (이를 Default Mode Network라고 합니다.)

말을 하거나, 걷거나, 손을 움직이거나, 무언가를 상상할 때마다 서로 다른 뇌 영역이 동시에 활성화됩니다.

심지어 수학 문제를 풀거나 음악을 들을 때도, 뇌의 여러 부위가 협력적으로 작동합니다.

즉, 인간의 뇌는 결코 단편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요.
심지어 가장 간단한 행동조차도 감각, 운동, 기억, 언어, 감정을 처리하는 다양한 뇌 부위들이 협업해서 이루어집니다.

또한 뇌는 신체 에너지의 약 20%를 소비하는 매우 활동적인 기관입니다. 전체 체중의 2%에 불과한 뇌가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건, 그만큼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죠. 만약 실제로 뇌의 10%만 쓰고 있다면,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 이유도 없었을 거예요.

왜 이런 오해가 지속되고,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과학적으로 반박된 이 “10% 뇌 사용설”은 왜 아직도 널리 믿어지고 있을까요?

1) 대중 심리의 매력
이 이론이 매력적인 이유는, 우리 안에 “지금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종종 자기계발서, 강연, 광고 등에서 ‘잠재력을 끌어내라’, ‘최고의 자신이 되어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용됩니다.

이처럼 뇌의 90%가 놀고 있다는 설정은 우리에게 뭔가 엄청난 ‘가능성’을 암시하죠. 현실에 지친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주기도 하고요.
하지만 실제로는, 지금의 당신도 뇌의 대부분을 이미 사용하고 있습니다.

2) 과학적 정보의 단순화
과거에는 과학 대중화 과정에서 복잡한 내용을 단순화하다 보니 오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뇌의 기능은 아직 대부분 미지의 영역이다”라는 말이 “대부분의 뇌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변질된 거죠.

3) 잘못된 신념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점
이런 오해는 단순히 재미있는 상식 오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건강 정보와 학습법, 두뇌 개발 프로그램 등에 잘못된 기대를 심어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두뇌 훈련 프로그램”이라고 광고되는 제품 중 일부는, “당신은 뇌의 10%만 쓰고 있습니다! 이걸로 100%를 깨워보세요!” 같은 문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이건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주장일 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에 해당할 수 있어요.

또한 이 신화를 그대로 믿으면, 인간의 뇌 손상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뇌의 아주 작은 부분만 손상돼도 심각한 기능 저하가 생기는데, 만약 “90%는 안 쓰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 심각성을 간과할 수 있겠죠.

 

결론: 당신은 이미 뇌를 충분히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뇌의 10%만 사용한다”는 말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신화입니다.

첨단 신경과학은 인간이 뇌의 대부분을 다양한 방식으로 일상에서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이 오해는 흥미롭긴 하지만, 잘못된 교육과 소비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로 바로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시 당신도 지금까지 뇌의 90%를 안 쓰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이제는 자책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의 당신도, 당신의 뇌도 이미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진짜 필요한 건 뇌의 '더 많은 사용'이 아니라, 더 나은 활용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팩트체크 시리즈에서도 계속해서 일상 속 오해들을 하나하나 바로잡아 드릴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