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루머는 어디서 시작되었나?
“백신을 맞으면 자폐가 생긴다”는 말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사실이 여러 번 밝혀졌지만, 여전히 전 세계 곳곳에서 회자되는 대표적인 의학 루머입니다.
그 시작은 1998년, 영국의 한 의학 저널에 실린 한 논문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바로 앤드류 웨이크필드(Andrew Wakefield)라는 영국의 의사가 발표한 연구가 시초였죠.
그는 12명의 소아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사례 보고(case series)에서, MMR 백신(홍역, 볼거리, 풍진 3종 혼합 백신)을 접종한 아이들 중 일부가 자폐 증상을 보였다는 내용을 주장했습니다.
이 논문은 매우 빠르게 언론을 통해 확산되었고, “MMR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불안이 사회 전반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는 것을 꺼리기 시작했고, 백신 접종률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실제로 홍역 등의 감염병이 재확산되는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 논문에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었죠.
바로 과학적 타당성과 윤리성 모두가 무너져 있었던 연구였다는 겁니다.
오늘은 백신은 정말 자폐를 유발하는지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과학적 검증과 반박 – "백신과 자폐의 연관성은 없다"
웨이크필드의 논문은 발표 이후 빠르게 전 세계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곧이어 대규모 검증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분명했습니다.
“백신과 자폐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수십 건의 대규모 연구 결과:
덴마크 (2002): 53만 명 이상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MMR 백신과 자폐증 발생 간의 관련성 전혀 없음.
미국 CDC (2013): 1,000명 이상 아동의 접종 기록과 자폐 진단을 비교한 결과, 백신 접종과 자폐 간 연관 없음.
영국, 일본, 스웨덴 등 여러 나라에서 각각 수십만 명을 추적한 결과, 동일한 결론이 도출됨.
이러한 대규모 연구들은 모두 웨이크필드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또한, 웨이크필드 본인의 논문 역시 2004년에 10명의 공저자 중 10명 모두가 철회했으며,
2010년에는 영국 의사협회에 의해 면허가 박탈되었고, 논문은 정식으로 철회되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추가 조사를 통해 웨이크필드가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던 백신 반대 단체로부터 자금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즉, 연구 윤리 위반과 이해충돌, 허위 데이터 조작이 있었던 심각한 사기 사건이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이 미친 영향은 여전히 크고, 일부 사람들은 지금도 이 주장을 믿고 있습니다.
백신 루머가 사회에 미친 영향과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
백신-자폐 루머는 단순한 “오해”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루머가 만든 가장 큰 피해는 예방 접종률의 저하, 그리고 그에 따른 집단면역 붕괴였습니다.
실제로 벌어진 백신 거부의 결과
2000년대 초 영국과 미국에서는 백신을 거부하는 부모들이 증가하면서, 홍역이 다시 퍼졌습니다. 이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병입니다.
2019년 미국 뉴욕에서는 MMR 백신 미접종 지역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졌고, 강제 예방 접종 조치가 시행되기도 했습니다.
2020년 이후 COVID-19 백신에 대한 불신도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일부 확산되었으며, ‘백신 회의론’이 퍼지며 공공보건에 위협을 주었습니다.
백신에 대한 불안은 이해할 수 있는 감정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불안의 근거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오늘날 백신은 수십 년간의 연구와 수천만 명의 데이터를 통해 검증된 안전한 기술입니다. 물론 모든 의료 행위에는 부작용의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그 확률은 극히 낮고, 백신의 이점이 훨씬 더 큽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백신은 전염병을 예방하고, 치명적인 질병으로부터 사회 전체를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입니다.
“자폐 유발” 루머는 과학적으로 철저히 반박된 잘못된 주장입니다.
의학 정보는 검증된 기관과 전문가의 말을 우선적으로 신뢰해야 합니다.
결론: 백신은 자폐를 유발하지 않는다 – 과학은 명확하다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주장은 거짓 논문과 조작된 데이터에서 시작된 의학적 사기극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 주장을 검증한 수십 건의 연구는 백신과 자폐 사이의 연관성을 부정했습니다.
잘못된 정보는 불필요한 공포와 사회적 피해를 가져올 수 있으며, 우리는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백신은 자폐를 유발하지 않습니다.”
이제 이 말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 조심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지식과 근거가 당신에게 생겼습니다.
오해와 진실을 구분하는 일이 때로는 불편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나씩 진실을 밝혀나갈 때, 우리는 더 건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어떤 ‘잘못된 상식’을 다뤄볼까요?
계속해서 팩트체크 시리즈로 함께해요! ^_^